<길(La Strada)>은 1957년 이탈리아 흑백영화로 가난한 시골에 사는 마음씨는 곱지만 지능이 떨어지는 소녀와 짐승 같은 차력사에게 팔려가 그의 조수가 되어 유랑생활을 하면서 이용만 당하다가 결국 버려진 채 병들어 죽고, 나중이 이 사실을 알게 된 냉혈한 차력사는 인간애의 눈을 뜨고 뜨거운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는 네오리얼리즘(Neo-Realism) 영화입니다.
유랑생활
가슴에 쇠사슬을 칭칭 감고 힘으로 끊는 묘기를 부리며 유랑생활을 하는 잠파노는 조수 로사가 죽자, 그녀의 어머니에게 찾아가 1만 리라를 주고 로사의 동생 젤소미나를 데려온다. 작고 좀 모자라는 순박한 소녀 젤소미나는 천사같이 마음씨가 곱다. 춤추고 노래하는 예술가가 되고 싶은 젤소미나는 잠파노에게 회초리를 맞으며 드럼을 배운다. 오토바이가 끄는 포장마차를 타고 다니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펼치는 잠파노의 쇼가 끝나면 젤소미나는 광대 분장을 하고 모자를 돌리며 돈을 받는다. 어느 날 음식점에서 잠파노는 젤소미나는 안중에 없고 딴 여자에게 술을 사주고 나가서 외박을 합니다. 밖에서 밤을 새운 젤소미나는 잠피노에게 대들고 나팔을 배우고 싶다고 말하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습니다. 젤소미나는 잠파노가 잠든 사이에 도망을 갑니다. 하지만 마또의 서커스 공연을 보고 길거리를 어슬렁거리다 잠파노에 잡혀 갑니다.
서로 다른 길
잠파노는 서커스단에 합류하게 되고, 젤소미나는 마또에게 나팔을 배웁니다. 마또는 잠파노가 공연을 할 때마다 "잠파노, 전화가 왔어요"라며 장난을 칩니다. 잠파노는 공연이 끝나자 칼을 들고 마또를 죽인다며 쫓아가다가 경찰에 잡혀갑니다. 다시 마또를 만난 젤소미나는 "나는 할 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요. 왜 세상에 태어났는지 모르겠어요'라며 울먹입니다. 마또는 돌멩이를 하나 들고 "세상에 있는 것은 모두 어딘가에 쓸모가 있어. 이 돌멩이도 말이야"하고 말합니다. 그리고 마또는 잠파노가 젤소미나를 좋아하고 있다며 목걸이를 목에 걸어 준다. 그 말에 자신감을 얻은 젤소미나는 마또가 함께 가자고 해도 거절하고 잠파노와 함께합니다. 경찰서 휴치장에서 풀려난 잠파노는 성당 헛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길을 가다가 자동차 타이어를 고치고 있는 마또와 마주치게 됩니다. 잠파노는 마또를 싸우게 되는데 실수로 그만 마또가 죽게 됩니다. 잠파노는 마또를 다리 밑으로 숨기고 차도 다리에서 밀어 버립니다. 이를 본 젤소미나는 실성을 하게 됩니다. 잠파노는 젤소미나가 잠든 사이 나팔을 옆에 주고 몰래 도망갑니다.
뒤늦은 후회
5년 후 잠파노는 어느 해변에서 귀에 익은 멜로디를 듣고 한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그녀에게 어디서 곡을 배웠는지 묻습니다. 그녀는 4~5년 전에 아버지가 해변에 쓰러져 있던 실성한 여자를 데리고 왔는데 늘 양지바른 곳에 앉아서 나팔로 이 곡만 부르다가 죽었다고 답합니다. 그 후부터 이 곡을 흥얼거리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날 밤 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취한 잠파노는 주위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립니다. 그리고 바닷가로 나가 밤하늘을 보며 비틀거리며 울부짖습니다. 그러다가 얼굴을 처박고 쓰러져 손에 모래를 움켜쥐고 흐느끼며 영화를 끝이 납니다.
잠파노와 젤소미나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감정과 욕망을 지닌 원형적인 캐릭터입니다. 젤소미나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잠파노는 자신에서 학대를 받으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젤소미나를 통해서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인간 본연의 순수성을 되찾는 것이다.
<길(La Strada)>는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Neo-Realism)의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백치 여인의 순수한 영혼을 통해 현대적인 고독과 구원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은 "이 영화는 내 신화적 세계관의 완성된 카탈로그이자 그 이전에는 도달할 수 없었던 내 정체성의 위험한 발현"이라고 회상적이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