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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휴일, 세상의 모든 로맨스 영화

by 허니남 2022.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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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헵번과 그레고리 펙의 로마의 휴일

 

지겨운 일상

왕국의 공주인 앤은 런던, 암스테르담, 파리 등 유럽 각국을 친선 방문 중입니다. 로마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그녀는 왕실의 엄격한 규율과 바쁜 스케줄에 지쳐 있는 상태이고 잠시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음에 아쉬울 뿐입니다. 지루하고 매일 입는 나이트가운, 무도회도 지겹습니다. 파자마라도 한 번 입어 보고 싶은 게 공주의 소망입니다.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공주를 유혹하지만 그녀는 백작부인의 빡빡한 일정만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만하라는 소리를 지르고 울부짖습니다. 의사는 다음날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공주에게 수면제를 주사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 하고 싶은 대로 하는게 가장 좋아요' 

오랜만에 느껴보는 자유로운 해방감에 잠이 오지 않아 창밖을 보다 충동적으로 로마의 거리에 나가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잠자리에 드는 척하며 변장을 하고 몰래 트럭 짐칸에 숨어 궁전을 빠져나오게 됩니다. 

운명 같은 첫 만남

생전처음 맛보는 해방감과 자유로움에 동화 같은 로마의 거리를 신이 나서 돌아다닙니다. 하지만 로마의 거리는 공주 혼자만 다니기에는 무서운 공간입니다. 수면제 효과가 나타나고 공주는 졸리기 시작합니다. 하품이 절로 나옵니다. 그리고 스페인 광장 벤치에 쓰러져 잠이 듭니다.

그때 마침, 앤 공주의 유럽순방을 따라다니면서 특종 기사감을 찾고 있던 미국에서 파견된 로마 특파원 신문기자 조가 우연히 광장 벤치에 쓰러져 잠들어 있던 앤 공주를 발견합니다. 

선량한 이국의 기자 역을 맡은 조는 거리에서 자고 있는 앤 공주를 그냥 내버려 두고 갈 수가 없어 일단 택시에 태웁니다. 잠에 취한 앤 공주는 콜로세움에 산다고 말합니다. 데려가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다는 택시기사의 말에 조는 자기 숙소로 데리고 옵니다. 공주는 자기가 원했던 파자마를 입고 침대에서 잠이 듭니다. 교회 종소리에 잠이 깬 조는 여전히 자고 있는 공주를 두고 신문사로 출근을 합니다. 공주가 아파서 오늘 기자회견이 열리지 않았고 공주가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종된 공주가 어젯밤에 자신이 집으로 데리고 온 사람이란 사실도 알게 됩니다.  

특종을 잡아라

신문사는 공주와 인터뷰 특종을 가져오면 거금 5천 달러를 주겠다고 합니다. 동료 사진기자 어빙을 불러 어떻게 하면 공주을 잡아 둘 수 있을까를 의논합니다. 잠에서 깨어난 공주는 궁중의 법도와는 다른 세상에 놀라 당혹스러워 궁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로마 거리로 나오자 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고 지금을 다시 없는 기회로 여겨 로마 시내를 구경하기로 마음먹고 숙소를 나섭니다. 조와 어빙은 공주를 뒤를 몰래 따라다닙니다. 노천시장을 구경하고 트레비 분수로 갑니다. 쇼윈도 앞에서 긴 머리의 자신을 보고 머리를 짧게 자릅니다. 헵번스타일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전 세계의 여자들이 머리를 짧게 자르는 바람에 미용사들이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고 합니다. 긴 머리를 쇼트 커트하고 사람들이 눈치해지 않게 거리를 돌아다닙니다. 몰래 뒤를 쫓던 조는 스페인 광장에서 우연히 만난 것처럼 접근해 공주에게 하루동안의 휴일을 권합니다. 공주는 흔쾌히 수락합니다. 그리고 로마 시내 구경을 시작합니다. 어빙을 라이터 모형의 소형 카메라로 공주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합니다

하루 동안의 로맨스

조와 공주는 낭만적이고 동화같은 로마 시내를 구경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공주는 신사답고 부드러운 매너의 소유자 조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조 또한 아름답고 순수한 앤 공주에게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공주는 난생처음으로 담배를 피워보기도 하고 오토바이 뒷좌석에 앉아 로마 시내를 구경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과속으로 경찰에 붙잡히자 공주는 조의 허리를 껴안으며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합니다

'결혼식 하러가는 거예요'

보고, 듣고 모든 것을 처음 접해 보는 공주는 평소 동경해오던 평민들의 생활에 자유를 만끽하고 기뻐합니다. 스트로로 종이를 붙어 멀리 날려보기도 하고, 버스를 타고 소란을 피우는가 하면 기타로 남자를 때리는 등 공주답지 못한 행동에 관객들은 그녀에 매력에 빠져듭니다. 공주의 실종을 알게 된 대사관은 정보기관을 총출동시켜 공주를 찾아 나섭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평민들의 자유를 누린 공주와 함께 보낸 조는 점점 그녀의 순수한 아름다움에 이끌리며 점점 더 사랑에 빠져 들어갑니다

테베르 강변의 무도회장으로 간 두 사람은 경호원들에게 발견되지만 그들은 물속으로 뛰어들어 간신히 추격을 피합니다. 두 사람은 숙소로 돌아와 젖은 옷을 말립니다. 조가 공주에게 묻습니다

'힘든 하루였죠?' '멋진 하루였어요'

이제 왕실로 돌아가야만 한는 공주의 얼굴에는 슬프고 아쉬운 표정이 떠 오릅니다. 그들에게는 돌아가야만 하는 현실이 있습니다. 서로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두 사람은 아쉬운 작별의 키스를 하고 공주는 무지개 빛 추억을 간직한 채 궁전으로 돌아갑니다. 조는 특종감으로 찍은 사진을 모두 찢어버리고 이 둘만의 순정을 영원히 간직하기로 합니다.

각자의 길

공주가 로마를 떠나기 전, 마지막 기자 회견이 열립니다

공주는 수많은 기자들속에서 조를 발견합니다. 잠시 당황한 공주에게 어빙은 로마를 방문한 기념 선물이라며 작은 봉투를 건네줍니다. 봉투 속에는 조와 공주의 잊을 수 없는 장면들이 담긴 사진들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사랑이 가득 담긴 눈길만 주고받을 뿐, 신분의 차이로 어쩔 수 없이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에 묻은 채 서로의 길을 걷습니다.

마지막으로 조는 공주에게 어떤 도시가 가장 기억에 남는냐는 질문을 하고, 공주는 로마라고 답합니다. 그리고 조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돌아섭니다.

영화는 고개를 돌려 다시 한 번 조를 바라보고 기자 회견장을 떠나는 공주의 모습과 천천히 그곳을 빠져나오는 조의 모습을 보여 주며 막을 내립니다. 달콤하면서 애절한 두 사람의 이별 장면은 영화 사상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로맨스가 있습니다. 평범한 여자가 신데렐라가 되는 스토리를 사랑했으며,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우여곡절 끝에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보면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그러나 범람하는 로맨스 속에서 감동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랑이란 단어조치 식상하고 쉽게 질려버린 지 오래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오래된 영화 <로마의 휴일>이 특별히 다가오는 이유는 작위적이고 억지스럽지 않은 로맨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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