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자전거(十七歲的單車: Beijing Bicycle)>, 2001년 작, 왕샤오슈아이 감독 작품으로 ‘17歲的 單車(17세 소년의 자전거)’라는 제목으로 중국의 개혁 개방과 고도성장의 산물인 도시와 농촌의 빈부 양극화의 부작용, 도시사회 농민공의 지위를 사실적으로 조명한 현대 중국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한 영화입니다.
소중한 자전거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돈벌이를 하기 위해 북경에 올라온 열 일곱 농공민인 구웨이는 물품 배달원으로 취직하게 됩니다. 회사에서는 새 자전거를 지급하는 대신 자전거를 지급한 비용으로 한 달 봉급을 감하게 됩니다. 자전거 한 대 값이 한 달 봉급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구웨이는 희망에 차 있습니다. 신체가 건강하고 새 자전거가 있는 한 구웨이의 삶은 온갖 가능성으로 가득해 보입니다. 구웨이에게 자전거는 목숨처럼 소중한 생존 수단입니다. 당장 자전거가 없으면 일자리를 잃고 끼니와 생계를 위협받게 됩니다. 구웨이는 하루하루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다 어느 날 백가지 복이 들어온다는 백복궁 목욕탕 앞에서 자전거를 도난당합니다. 절망에 빠진 쿠웨이는 발로 뛰어다니며 물품을 배달하지만 불가항력입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전거를 찾아다니지만 쉽지 않습니다. 구웨이는 어렵게 자전거를 찾아내지만 불행히도 그의 자전거는 장물로 팔려 같은 연배의 고등학교 학생 지안의 자전거가 되어 있습니다.
타협과 우정
지안에게 자전거는 자존심입니다. 지안은 그동안 친구들이 모두 갖고 있는 자전거를 목마르게 원했습니다. 행복하지 못한 가정환경 때문에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싸움도 하며 방황하는 도시 소련 지안이 유일하게 좋아하는 것은 귀엽고 깜찍한 여고생 지아오와 얼마 전 중고시장에서 구매한 자전거입니다. 자다가도 일어나 자전거를 탈 정도로 자전거를 아끼는 지안은 지아오와 산책하던 중 자전거를 훔치려는 구웨이를 목격하고 친구들과 함께 구웨이를 쫓아가 두들겨 팬 후 자전거를 되찾습니다. 피투성이가 되어도 그 자전거가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구웨이를 뒤로 한 채 지안은 친구들과 유유히 돌아가지만 구웨이는 자전거를 되찾기 위해 계속 지안 주위를 배회하면서 포기하지 않습니다. 한 대의 자전거를 두고 두 소년의 싸움은 계속됩니다. 지안의 마음에 약간의 동요가 일어납니다. 결국 힘으로는 자전거를 빼앗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구웨이는 지안이 자전거를 보관하는 곳을 몰래 보고 새벽에 자전거를 훔쳐갑니다. 자전거가 없어진 지안은 모든 의욕이 없습니다. 여자친구 지아오가 같이 가자고 해도 소리만 지를 뿐 모든 것이 귀찮습니다. 지안이 친구와 싸우고 있을 때 지아오는 지안보다 더 멋지고 더 자전거를 잘 타는 남자에게 떠납니다. 지안을 위해 친구들이 자전거를 찾기 시작하고 마침내 구웨이 찾은 친구들은 흠씬 구웨이를 두들겨 패고 자전거를 다시 빼앗습니다. 구웨이는 자전거를 다시 잃었습니다. 모든 것을 잃은 구웨이는 지안의 아버지를 찾아가 자전거에 자신의 표시한 것까지 보여주며 자전거를 돌려달라고 합니다. 구웨이는 자전거를 가지고 가고 지안은 다시 자전거를 잃었습니다. 서로 양보할 수 없는 대치 상황. 지안의 친구들은 결론을 내립니다. 하루하루씩 번갈아 타는 것을 제안하게 되고 어느새 우정이 싹튼 구웨이와 지안은 한 대의 자전거를 공유하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둘은 어느새 친해집니다. 서로의 공통된 자전거의 열정 때문에 서로를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안의 변심한 여자친구 지아오는 새 남자친구와 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물매를 맞고 자전거도 망가져 버립니다. 그들은 구웨이의 자전거를 밟고 비틀어 쭈그려 뜨려 놓았습니다. 땅바닥에 나뒹굴며 울부짖는 구웨이는 뒤틀리고 우그러진 자전거를 걸머지고 홍수처럼 쏟아지는 자전거의 물결 속으로 사라집니다. 구웨이의 삶은 정말 처절하며 상처받은 구웨이의 모습은 오래도록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하지만 구웨이는 삶을 절대 포기하기 않고 아픔을 삭이며 다시 일어날 거라 생각합니다.
감사평
급격한 개방과 자본주의화에 따른 중국 사회의 변화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빈부격차, 삶의 부조리, 그리고 모순은 우리도 익히 경험한 부분입니다. 중국의 북경은 중국의 수도이고 거대한 초고층건물이 있지만 그 뒷골목에는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전혀 다른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는 도시입니다. 이탈리아 리얼리즘의 고전 영화 <자전거 도둑>이나 <천국의 아이들>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화려하고 현대적인 도시보다는 전통적인 뒷골목을 배경으로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성실함을 갖고 있는 시골소년과 가정환경 때문에 비뚤어진 생활에 빠져 있는 도시소년이 자전거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립니다. 중국 6세대의 대표적인 젊은 감독 왕 샤오슈아이는 현 중국이 당면한 상황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그 속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리고 그들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