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댄서(Dancer In the Dark)> 는 유럽의 10개국 나라들이 공동 투자해 제작한 특별한 영화로 덴마크 출신 라스 폰 트리에(Lars Von Trier)는 극한 슬픔을 예술로 녹여내는 영화인 중에 한 명이다. 2000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과 함께 주인공 비요크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주었던 멜로드라마이지만 이민자의 비애와 사형제도를 문제점을 꼬집고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어둠 속의 희망
셀마는 '어둠 속의 댄서'입니다. 그녀는 아들의 눈을 고치기 위해 체코에서 미국으로 돈을 벌러 온 이민노동자로 오직 한 가지 아들의 눈을 고치기 위해서 살아갑니다. 비록 싱크대 철판공장에서 힘겨운 프레스 기계를 다루고 있지만 마을 연극반에서 사운드 오브 뮤직의 가정교사 마리아 역을 맡아 열심히 춤과 노래를 연습하고 있다
셀마가 바라는 것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선천적인 원인으로 시력장애를 앓고 있는 외아들이 열세 살이 되었을 때 개안수술을 받게 해주는 것과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것입니다. 그녀는 사랑하는 아들의 생일날에도 중고 자전거 사주는 것조차 주저하면서 차곡차곡 저금을 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점점 시력을 잃어갑니다.
비록 현실은 우울하고 암담하지만 뮤지컬을 좋아하는 셀마에게는 공장의 기계소음도 음악 소리처럼 들린다. 그녀는 환상 속에서 공장의 공원들과 기계소리 음악 반주에 맞춰 역동적인 춤을 춥니다.
시력은 거의 실명 단계에 이르렀지만 그녀는 한 푼이라도 목표액을 채우기 위해 야간작업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공장에서 잦은 실수를 피할 수가 없습니다.
어둠의 엄습
어둠이 셀마를 엄습합니다. 뮤지컬 배우의 꿈은 자꾸만 멀어져 갑니다. 남은 것이라고는 아들의 눈을 고쳐주기 위해 한 푼 두 푼 모아 온 수술비 2026달러 10센트가 전부입니다. 어느 날 밤 경찰관 빌은 자신이 경제적으로 몹시 쪼들리고 있음을 셀마에게 이야기합니다. 약간의 유산은 씀씀이가 헤픈 아내가 모두 써버렸고 집도 저당 잡힌 은행으로 넘어갈 판이라고 말합니다. 새 소파를 할부로 구입하자고 하는 아내에게 이러한 사실을 밝힐 수 없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빌의 속셈은 집 어디엔가 숨겨놓은 셀마의 비밀 저금통의 소재를 알아내기 위하여 일부로 접근한 것입니다.
셀마는 실명 단계에 이른 시력 때문에 공장에서도 해고당하고 마을 뮤지컬에서도 주연을 포기하고 맙니다. 그런데 마지막 월급을 채워 넣으려고 저금통을 찾아보니 저금통 속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그녀는 빌의 소행임을 직감하고 빌의 집으로 찾아가지만 빌의 아내는 셀마를 보고 자기 남편을 유혹하려 했느냐고 질책하며 집을 비우라고 요구합니다
걷히지 않는 어둠
이층으로 올라간 셀마는 거의 안 보이는 눈으로 빌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총을 들고 있던 빌을 쏘고 맙니다. 재정상의 궁핍으로 자포자기 상태가 된 빌이 자살할 용기는 없고 그녀에게 죽여달라고 애원하였기 때문입니다
가까스로 저금해놓았던 돈 2천 달러를 되찾은 셀마는 제프의 차로 호숫가 옆 병원으로 가서 담당 의사에게 그녀가 흠모하던 체코 출신 뮤지컬 배우 올드리치 노비의 이름으로 안과수술 예약을 합니다
그녀는 결국 뮤지컬 연습을 하던 마을회관에서 경찰에 구속되고 사건의 외형만을 판단한 배심원단에 의해 1급 살인죄로 사형 판결을 받습니다. 그러나 캐시 등이 법원에 탄원을 하여 1심 변호사의 무능으로 증거조사가 미진한 탓에 사형 판결을 받았다는 이유로 재심을 받게 됩니다. 아들은 시력을 완전히 잃기 전에 수술을 무사히 마치게 되지만 결국 그녀는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집니다.
빛나는 승리
영화를 보는 내내 어둠은 걷힐 것 같지 않았습니다. 어둠은 셀마의 온 삶을 지배하지만 셀마는 노래하며 춤을 춥니다. 공장의 작업장에서, 철길 위에서, 형장에서, 그녀가 꿈꾸는 세상을 향한 절규처럼 혼신을 다해 노래하며 온몸을 던져 세상으로 나가고자 합니다. 셀마의 몸짓은 춤이라기보다는 절규에 가깝습니다. 셀마를 둘러싼 어둠 속에서 뮤지컬은 빛으로 나아가려는 출구입니다. 대물림되는 실명이라는 절망에 놓인 아들의 눈 수술은 그녀에게 빛으로 가는 통로입니다. 그녀는 그 빛의 통로를 지키는 어머니이자 여전사입니다. 결국 여전사는 승리합니다. 비록 셀마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긴 했지만 그 희생이 빛을 머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둠 속에 남겨진 어린 아들의 눈이 결국 빛을 보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