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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러스, 희망 합창곡이 아름다운 영화

by 허니남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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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러스(The Chorus)> 2004년 작, 크리스토프 바라티에 감독의 작품으로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소외당하거나 버림받은 어린이들의 마음에 신선한 햇살과 바람 한 줌을 불어넣어 준 실패한 작고가 선생님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드는 프랑스 영화로 합창단이 천상의 하모리를 듣고 있으면 귀가 열리고 기분이 황홀해져 영화 속으로 점점 빠져들게 되는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크리스토프 바라티에 감독의 <코러스(The Chorus)>

 

감옥 같은 학교

영화는 페피노와 모랑주라는 두 노인이 만나서 어릴 적 같이 생활했던 학교에 부임했던 마티유 선생의 일기를 보면서 시작됩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전쟁으로 부모를 잃거나 경제적으로 부모와 살 수 아들이 모인 프랑스 마르세유의 작은 기숙학원을 무대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이 학교는 악랄한 교장의 통제 아래 감금과 체벌이 일상처럼 행해지는 감옥과도 같은 곳입니다. 한줄기의 희망조차 없는 악으로 가득 찬 학교, 교실은 난장판이고 선생님과 아이들의 눈에는 웃음기조차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은 점점 더 삐뚤어져 더욱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장난은 날이 갈수록 더 심각해져 선생들도 견디지 못하고 하나 둘 학교를 떠났습니다. 그럴수록 교장은 아이들에 대한 체벌과 감금을 더욱 강화시켜 강제수용소와 다름없는 감옥 같은 학교를 만들었습니다. 전쟁에서 희생된 아버지를 토요일마다 하염없이 기다리는 페피노, 엄마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말썽을 일으키는 천사의 얼굴을 가진 모랑주, 돌아갈 곳이 없어 쓸쓸한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의 암울한 공간에 미완성의 악보를 든 실패한 작곡가 마티유 선생이 임시 교사로 부임합니다.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음악이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노래로 희망을 키우다

강한 체벌과 감금을 일삼는 교장에게 대항하는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열기 위해 마티유 선생은 포기했던 음악을 만들고 노래를 가르치기로 합니다. 그러나 쉽지 않습니다. 말썽 피우는 녀석들을 체벌하거나 감금시키며 공부나 시키라는 교장의 질책과 연일 끊임없이 이어지는 아이들의 장난을 견디는 것 또한 만만치 않는 일입니다. 그러나 마티유 선생님은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화음을 가르치고 소리를 모읍니다. 한 명 한 명의 노래를 들어보고 각자에게 맞는 역할을 분담합니다. 전쟁터 같은 하루를 마감하고 아이들이 잠자리에 든 이후에도 마티유 선생은 아이들을 위해 곡을 만들고 일기도 씁니다. 상습적으로 학교를 나오지 않고 절도까지 하는 모랑주는 밖에서 음악 수업을 듣다가 혼자 빈 교실에서 노래 연습을 합니다. 이를 들은 마티유 선생은 모랑주의 놀라운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합창단으로 들어오라고 합니다. 토요일마다 아빠를 기다리던 페피노는 자신의 보금자리를 교문 앞에서 교탁 옆으로 옮깁니다. 점점 아이들의 눈빛이 살아나고 학교가 밝아집니다. 노래를 못하도록 한 교장의 감시를 피해 마티유 선생과 아이들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화음을 만들어내는 일에 열중하며 서로 마음을 열어 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제소년 몽당이 학교에 전학을 오고, 예기치 못한 사건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 일로 몽당과 모랑주는 교장으로부터 심한 체벌을 받고 감금됩니다. 반복되는 체벌과 감금으로 몽당은 점점 이성을 잃어 갑니다. 아무도 그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지 않고 질책만 합니다. 마티유 선생은 몽당을 합창반으로 끌어드리려 시도하지만 그의 말썽을 당해낼 수가 없습니다. 

코로스와 작별

합창반은 점점 모양새를 갖추게 되면서 활기를 띠게 되고, 악랄한 교장은 합창반을 이용해 학교 후원금을 모으지만 아이들은 즐겁습니다. 하나의 소리가 모여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아름다운 음으로 바뀌어 간다는 것, 특히 모랑주는 자신의 목소리를 인정하고 이끌어주는 마티유 선생의 마음을 읽어내면서 음악학교에 전학을 꿈꿉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몽당은 교장에게 복수를 하겠다며 학교에 불을 지르고 도망을 갑니다. 다행히 아이들은 소풍을 다녀오는 길이라 단 한 명의 희생자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마티유 선생은 교장의 권고로 사직을 하게 됩니다. 마티유 선생은 아이들과 이별을 하고 뒤 따라오던 페피노와 함께 학교를 떠나면서 영화를 막을 내립니다

진정한 스승

실패한 작곡가 마티유 선생, 끔찍하고 암울한 학교 분위는 어쩌면 마티유 선생은 그런 것쯤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듯 자신이 목표한 바를 차근차근 실행했습니다. 벽돌을  한 장 한 장씩 쌓아 로마를 세우라고 말했던 로마의 황제의 말처럼, 굳게 닫힌 아이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오선지 위에 하나하나 음표를 그려 나갔습니다. 그들의 소리를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 말입니다. 아아들이 잠자리에 든 뒤늦도록 작업하는 마티유 선생의 모습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잘못된 교육을 염려하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을 만날 수 있습니다.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온 마티유 선생의 숭고한 정신에 감사와 존경을 드리고 싶습니다.  한 교육자의 아름다운 영혼과 따뜻한 인간애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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